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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어디쯤으로 여겨지는 폐 교회당. 에두른 돌담을 다시 에두른 깻단이 시선을 끌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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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기다리는 듯 밖을 뚫어져라 응시하던 강아지 한 마리 텅빈 교회당 풍경을 가득 채우다. (제주시 애월읍 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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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져버린 곳. 과연 이곳은 어디쯤에 있을까? 아직 이 풍경 그대로일까?  별로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 나를 무던히도 괴롭힐 때가 갈 수록 많아진다. 늙어가는 증거라고 절대 말하고 싶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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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젖고 하늘에 젖어 그대로 풍경이 된 사람들. (서귀포시 대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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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영주십경 중 제 1경이라 우기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성산일출봉과 그 일대.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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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통틀어 유일하게 배를 타고 나가 물질을 하는 오조리 해녀들이 물 속에서 5시간을 보낸 뒤 이윽고 육지에 오르고 있다. 어멍의 팔뚝에 붙어있는, 습기 머금은 파스 한 장 눈이 시리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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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멍들, 그 곱닥헌 얼굴 좀 보여줍서게." "매깨라, 보름이 하영 불엄쪄!"
"아주머니들, 그 예쁜 얼굴 좀 보여주세요." "아이고, 바람이 엄청 부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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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는 온통 비어가고 있다. 흔하디 흔했던 오분자기도, 전복도 눈에 띄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종패를 앞바다에 뿌려놓고 잘 크기만을 바란다. 그 바다 농사를 망칠까 싶어 아주멍들이 교대로 바다를 지킨다. 제주도엔 바람, 여자, 돌, 그리고 제주민들의 삶이 있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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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어디선가 마네킹을 들고 오는가 했더니 또 책상과 컴퓨터 모니터를 들고 왔다. 어디에 쓸 것인지는 몰라도 꽤나 심각한 표정으로 촬영을 하던 그 와중에 파도에 떠밀려 온 해초를 줍기위해 굽은 허리를 더욱 구부린 채 이리저리 발길을 옮기는 할망 한 분이 나타났다. 참 기묘하고도 어딘가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한동안 잊고 있었던 문충식 시인의 <빈 풍경> 중에서 몇 귀절이 떠오른다.

... 안녕 안녕하구나 오늘도 / 지나다니는 비닐 봉지들만 가득한 거리 / 굴러다니는 비닐 봉지들도 때로 /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날아오르고 / 거리가 몹시 바람 부는 풍경 속 / 떠돌이 하나 비닐 봉지들 속에서 / 빈 풍경으로 / 비닐 봉지가 되어 가는구나

(제주시 구좌읍 동김녕리 김녕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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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로 만들었던 구덕 대신 플라스틱 바구니를 메고 가는 아주멍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연북정 옆에 생기 발랄한 주황색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집이 어색하지 않은 것처럼.......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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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나갔다 돌아오시는 아주멍들의 발걸음이 여름날 미풍처럼 가볍다. 무엇보다 꽃 이파리 활짝 핀 양산이 한몫을 했을 터이다.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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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아주멍들, 그 곁을 인사는 하는 둥 마는 둥 지나치는 자전거 탄 소년. 길 보다 더 낡은 샛노란 창고가 들려주는 고요한 오후의 노래.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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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이 스러지는 수평선을 향해 미끄러지 듯 사라지는 배 한 척을 한참이나 쳐다보던 소나이(사나이). 조천포구에 깔리던 어둠.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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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제주로 유배되어 온 이들이 바다 저편을 바라보며 자신을 유배시킨 임금에 대한 하염없는 사모와 충정을 보내어 연북정이라 했다던가. 저녁놀은 하늘과 바다를 구분하지 않고 천지를 물들였다.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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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불빛이 제주바다를 밝혔으리라. 저 불빛이 어둔 가슴을 밝혔으리라.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Nikon F4s w/AF Nikkor 35-70mm/f2.8D, Hexar RF w/Russar MR-2 20mm/f5.6, Kodak Elite Chrome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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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천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당신의 마음속 도시는 어디입니까? 아무도 들려주지 않았던, 나의 도시를 가장 아름답게 여행하는 법! 우리 도시를 사랑하는 20인의 &#39;내 마음속 도시&#39; 이야기와 팔 년간 전국을 누비며 카메라에 담아낸 임재천의...



Posted by 임재천